가보기 전엔 죽지 마라 - 이시다 유스케
아무튼,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을 찾다가 이시다 유스케라는 일본인이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하고 나서 쓴 '가보기 전엔 죽지 마라' 라는 책에 눈길이 갔다. 예전에도 어느 서점에선 가 본 적이 있는 표지였는데, 허허벌판에 구불구불하게 뻣어있는 길을 달리는 자전거와 필자의 사진이 들어있는 표지는 내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나도 그 동안 몇 차례의 여행을 해 보았고 세계일주를 꿈꿔보기도 했었지만, 항상 그 때의 교통수단은 세계일주 항공권이었다. 전 세계를 내 힘으로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한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필자는 자신의 힘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세계 최고의 것들을 직접 보겠다는 대단한 결심을 하게 된다. 그를 위해서 불확실한 먼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세계일주를 위해 돈을 모으고, 어려 난관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알래스카부터 시작하여 아메리카 대륙 맨 끝까지 달리고, 다시 유럽으로 건너가 남아프리카 희망봉까지 가고, 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와 동남아시아까지 섭렵한 필자. 3년 반의 일정으로 떠난 여행은 7년이 되어서야 끝났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면 매우 간단히 적혀있지만, 행간에 숨어있는, 그리고 책에 다 담기지 못한 숱한 어려움을 뚫고 자전거로 세계일주에 성공하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사실, 항상 여행을 꿈꾸면서도 실행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일상 생활에서 나를 둘러써고 있는 여러 관계들 때문이다. 부모님과의 관계, 형제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 내가 나고 자란 사회와의 관계 등등.. 그 관계들을 잠시 보류하고 떠나느 것도 힘드니, 이처럼 몇 년씩 떨어져있기로 마음 먹고 떠나기는 얼마나 어렵겠는가.
나도 언젠가는 꼭 한번 해 보고 싶긴 한데, 체력이 있는 젊은 시절에는 돈이 없고, 돈이 있을 노년에는 체력이 없겠지? 이래저래 현실을 뿌리치고 이 땅을 박차고 나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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