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도 앞의 드림걸즈와 마찬가지로 올려놨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래서 예전에 본 생각을 떠올리며 써봐야겠다.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1999년의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나보다. 아직도 그러지만,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이 그냥 막무가내로 보는 스타일이라, 이 영화 역시 그렇게 봤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봐도 영화 이야기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똑같은 여자가 여기에도 나오고, 저기서도 나오는데,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고.. 도대체 이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1인 2역이었다고. -_-;; 그렇게 알고 나서 다시 봤더니, 이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밀려오는 감동이란!!!
'오겡끼데스까?' 라는 대사 하나로 설명이 끝나버리는 이 영화. 예전에 여행하다가 만난 일본인이랑 이야기하면서 '오겡끼데스까'라는 인삿말을 하냐고 물어봤더니, 요즘은 쓰지 않는 오래 전 말이라고 했다. 영화에서 일부러 끌어내어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새하얀 눈밭 위에서 주인공이 애타게 외치는 '오겡끼데스까'는 영화의 하일라이트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후로도 영화를 두 번 정도 더 봤을 것이다.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영화 음악이 참 좋았다. 결국, OST를 구하여 귀에 꽂고 살게 되었고, OST를 들을 때마다 영화 속 장면들이 오버랩되기도 하였다. 영화 속의 눈 덮힌 하얀 풍경을 떠올리며 이 영화음악을 들어보면 소위 '센치'해 짐을 느낄 수 있다. :)
p.s. 처음에는 죽은 남자 후지이 이츠키를 잊지 못하는 와타나베 히로코가 주인공으로 보였고, 그의 현재 남자친구는 속이 터지겠다고 생각했었으나, 영화를 보아나가다보면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